베수비오 두루마리가 지금 들려주는 이야기
6월, 불에 탄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 하나가 펼쳐지지 않은 채 처음부터 끝까지 읽혔다. 내용은 스토아학파의 윤리학이었고, 마지막 단에는 크리시포스의 조카 이름이 나온다.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아직 증명을 기다리는지 살펴본다.

6월 25일 나폴리 국립도서관에서 Vesuvius Challenge 팀은 지금까지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발표했다.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 하나를 아무도 펼치지 않은 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냈다는 것이다.
이 두루마리의 목록 번호는 PHerc. 1667이며, 유망한 후보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손으로 펼치려던 시도들이 바깥쪽 층을 벗겨 내 버렸기 때문이다. 파피루스학자 페데리카 니콜라르디는 "이 두루마리는 1980년대에 일부를 펼쳤을 때 완전히 판독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라고 말한다. 남은 것은 높이 약 8센티미터의 단단한 심으로, 한때 높이가 19센티미터에서 24센티미터에 이르던 두루마리의 잔해다. X선 스캔은 그 심 안에서 스스로 감긴 약 1.4미터의 파피루스를 찾아냈고, 거기에는 스무 개 남짓한 그리스어 단의 아랫부분이 담겨 있었다.
6월에 이 두루마리들에 관해 썼을 때, 뉴스는 봉인된 두루마리 안쪽에서 읽어 낸 제목 하나였다. 넉 달이 지난 지금, 뉴스는 책 한 권 전체이며, 그것도 이 도서관을 유명하게 만든 종류의 책이 아니다.
에피쿠로스학파 도서관 속의 스토아학파 목소리
파피루스 저택은 보통 기원전 1세기의 에피쿠로스학파 철학자 필로데모스의 도서관으로 묘사되며, 지금까지 읽어 낸 것 대부분이 그 모습을 뒷받침한다. 에피쿠로스학파와 스토아학파는 맞수였다. 2023년 Challenge 대상을 받은 구절은 쾌락에 대해 아무 할 말이 없다며 스토아학파를 꼬집기까지 한다.
PHerc. 1667은 그 논쟁의 반대편에서 왔다. 팀에 따르면 이것은 윤리학 논고로, 아마도 인간이 도덕적으로 완성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다루며, 증거는 기원전 2세기, 어쩌면 3세기 말의 스토아학파 저작을 가리킨다. 남아 있는 마지막 단에는 아리스토크레온의 이름이 나온다. 초기 스토아학파를 누구보다 체계화한 사상가 크리시포스의 누이의 아들이자 제자다.
자연히 저자가 크리시포스 본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다. 그 기대는 느슨하게 쥐고 있는 편이 좋다. 고대 전승은 그에게 칠백 권이 넘는 저작을 돌리지만, 그의 논고 가운데 온전히 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직접 전해진 스토아학파 텍스트는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단에 적힌 이름이 서명은 아니다. 켄터키 대학교의 발표는 저자를 미상으로 두고, 크리시포스를 가능한 후보로 꼽는다. 게다가 6월 이전에도 이 도서관이 순전히 에피쿠로스학파만의 것은 아니었다. 크리시포스의 『논리학적 문제들』을 담은 손상된 두루마리 PHerc. 307이 오래전에 이곳에서 확인되었다. 새로운 것은 초기 스토아학파의 윤리학 논고가 통째로 읽혔다는 사실이다.
펼칠 수 없는 책을 읽는 법
절차는 실제보다 단순하게 들린다. 두루마리는 그르노블에 있는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광 시설의 BM18 빔라인에서 위상차 X선 마이크로토모그래피로 스캔되었다. 이어서 소프트웨어가 스캔 속의 파피루스 면을 3차원으로 따라갔는데, 층들이 짓눌리고 들러붙었으며 곳곳에서 서로 맞닿아 있어 어려운 작업이다. 그렇게 추적한 면은 가상의 페이지로 평평하게 펴졌다. 기계 학습 모델이 탄소 잉크를 찾았는데, 이 잉크는 X선에서 탄화한 파피루스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 그런 다음 파피루스학자들이 모델이 찾아낸 것을 검토하고 전사했다.
같은 발표에서 나온 다른 두 결과는 도구가 얼마나 빨리 좋아지고 있는지 보여 준다. 2023년 상의 대상이었던 PHerc. Paris 4에서는 개선된 스캔 덕분에 이제 잉크가 3차원 데이터 안에서 곧바로 보이며, 그것이 2023년의 판독과 글자 하나하나 일치한다. PHerc. 139에서는 팀이 권말 제목을 되찾았다. 필로데모스, 『신들에 관하여』 제8권이다. 이 저작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제1권뿐이었다.
스캔, 코드, 전사본은 모두 공개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판독을 확인하려면 늘 나폴리로 떠나야 했던 분야에서, 이것은 판독 자체만큼 중요할지도 모른다.
스토아학파의 두 단어와 숫자 하나
여기서 그리스어는 장식이기를 멈춘다.
켄터키 대학교에 따르면 PHerc. 1667은 ὁρμή(hormḗ)와 φρόνησις(phrónēsis)를 다룬다. 둘 다 스토아 윤리학을 떠받치는 부품이며, 둘 다 번역에서 쉽게 납작해진다.
hormḗ는 문자 그대로 돌진이나 기세, 움직이게 된 무엇을 뜻하며, 호르몬이라는 말도 같은 어근에서 만들어졌다. 보통은 "충동"으로 옮긴다. 그러나 스토아학파에게 성인의 충동은 맹목적인 욕구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이 어떤 인상에 동의한 뒤에 따라오며, 그래서 스토아학파는 사람들에게 자기 충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었다. "충동"을 일상적인 뜻으로 읽으면 논증은 소리 없이 달라진다.
phrónēsis는 실천적 지혜로, 스토아학파 목록에서 주요 덕목의 첫자리에 놓인다. 라틴어를 거쳐 영어에는 "prudence"로 들어갔는데, 이 말은 오늘날 돈을 신중하게 다루는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인간이 완성될 수 있는지 묻고 거듭 phrónēsis로 돌아가는 논고는, 사람이 매번 옳게 판단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prudence"로 옮기면 그것은 저축 계좌에 관한 책처럼 들린다.
그리고 숫자다. 그리스어는 수를 글자로 적고, 그 위에 선을 그어 수임을 표시했다. PHerc. 139의 권말 제목은 윗줄을 그은 Η(에타)로 끝나며, 이 체계에서 에타는 여덟을 뜻한다. 권 번호를 글자 하나가 짊어지고 있고, 그래서 손상된 글자 하나가 논쟁 전체를 떠받칠 수 있다. 2025년에 PHerc. 172의 제목이 읽혔을 때, 권 번호는 "알파로 읽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곧 제1권으로 읽혔지만, 델타, 곧 제4권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대문자 서체에서는 둘 다 삼각형이다. 만약 제1권이라면, 필로데모스의 『악덕에 관하여』 제1권이 『아첨에 관하여』였다는 오랜 견해와 충돌한다.
번역은 "제1권"이라고 찍고 지나간다. 그리스어는 그 물음이 걸려 있는 한 획을 보여 준다.
답을 바꿀 수 있는 것
이 가운데 많은 것이 아직 새롭다. PHerc. 1667의 전체 전사본은 6월에 프리프린트로 공개되었고, 교정판과 수정과 논쟁이 뒤따를 것이다. 표면이 사라진 곳에서는 판독이 단편적이며, 저자 문제는 끝내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다음 판독은 더 빨리 올지도 모른다. Challenge는 선정된 묶음에서 또 하나의 완전한 두루마리를 사람의 작업을 여덟 시간 이내로 들여 완전히 펼치고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데에, 마감을 2027년 6월 25일로 한 100만 달러의 대상을 걸었다. 그 제한이 핵심이다. 이 프로젝트가 원하는 것은 일회성의 영웅적 위업이 아니라 도서관 전체를 읽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9월 PLOS ONE에 실린 연구는 어디부터 찾아야 할지 알려 준다. 더글러스 세일러와 동료들은 납을 섞은 그을음 잉크로 새 파피루스에 글을 쓰고, 산소가 아주 적은 강철 용기에 두루마리를 봉한 뒤 가마에서 탄화시켜 스캔했다. 납이 든 글자들은 환하게 드러났고, 1제곱센티미터당 납이 25마이크로그램밖에 들어 있지 않은 잉크도 CT와 휴대용 X선 형광 장비 양쪽에서 검출되었다. 연구팀은 값비싼 스캔을 배정하기 전에, 남아 있는 약 1,800개의 두루마리와 조각을 저렴한 형광 측정으로 걸러 내자고 제안한다.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 가운데 600개가 넘는 것이 아직 펼쳐지지 않았고, 저택의 일부는 한 번도 발굴되지 않았다.
니콜라르디는 "이것은 단순한 기술적 복원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철학적 목소리의 귀환입니다." 그 목소리는 그리스어로 말하고, 그 용어들은 신중하게 골라졌다. PRAVIEL이 중심에 두고 있는 즐거움이 바로 이것이다. hormḗ 같은 단어가 그저 주석이 아니라 번역자가 내리는 선택으로 보이는 데까지 언어 안으로 나아가는 것.
출처
- Vesuvius Challenge, "An entire Herculaneum scroll has been read for the first time"
- Angelotti, Parsons, Nicolardi, Nader, Johnson et al., "Complete virtual unwrapping and reading of a rolled Herculaneum papyrus" (arXiv preprint, June 2026)
- University of Kentucky, "The day the Herculaneum scrolls began speaking again"
- Vesuvius Challenge, 2023 Grand Prize announcement
- Fine Books Magazine, on the title of PHerc. 172
- Vesuvius Challenge, "A New $1M Grand Prize for 2027"
- Seiler et al., "A model carbonized papyrus scroll opens a novel path to identifying readable scrolls of the Herculaneum Library," PLOS ONE (2026)
- Internet Encyclopedia of Philosophy, "Chrysippus"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Stoicism"
- Oxford, facsimile record of PHerc. 307, Chrysippus, Logical Questions
고대 언어를 배울 준비가 됐나요?
하루 몇 분으로 첫 글자부터 실제 원문까지 나아가세요. 모든 문장은 그 언어 고유의 전통 발음으로 들려줍니다. 라틴어나 그리스어로, 또는 이집트어, 히브리어 등으로 무료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화
댓글
의견, 수정 사항, 질문을 남겨 주세요. 댓글은 검토를 거치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댓글 로딩 중...